도표 1. Annual additions of residential PV (<= 10kW)
독일에서는 대형 태양광 농장이나 풍력 단지와 달리, 대부분의 주택용 시스템은 출력 제어나 발전 제한(curtailment)이 불가능하다. 이는 전력 수요가 낮은 시점에 에너지 공급이 급증할 경우 전력망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주요 태양광 개발업체인 Enpal과 1Komma5는 2025년 봄 연휴 기간 중 태양광 설비에 대한 규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력 도매시장에서 음(-)의 전기 가격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독일에서는 약 457시간 동안 음의 가격이 기록되었으며, 이는 연간 총 시간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3/24년 동안 -100€/MWh 이하의 극단적인 음의 가격이 발생한 시점에는 태양광이 34GW로 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풍력(15GW) 및 화력발전(8GW)을 크게 상회하였다. 이는 태양광 발전이 시장 가격에 비탄력적으로 반응함을 보여준다.
도표 2. Hourly contracts with negative prices at German EPEX spot market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현재의 보조금 제도가 '최대한 생산한 전력을 모두 공급하는 것'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이는 공급 과잉 시에도 발전량을 줄일 유인이 없어 전력망 부담을 가중시킨다. 독일의 태양광 보급은 수년간 보장된 고정가격(Feed-in Tariff)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 가격은 점차 하락해왔지만 여전히 소규모 태양광 시스템의 주요 수익 모델이다. 더불어 보조 대상이 되는 총 용량에 상한선이 없어,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한 이후에도 과도한 보조가 지속되었다.
독일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2024년에는 재생에너지의 고정 매입가격과 실제 시장 수익 간의 격차를 보전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송전망 운영자에게 총 185억 유로를 지급했으며, 대부분은 태양광 설비 보유자에게 전달되었다.
일본의 정책 설계에 주는 교훈
독일 사례는 설비 용량 확대의 성공을 보여주는 동시에, 일본이 피해야 할 함정을 명확히 드러낸다. 일본이 향후 태양광 발전 비중을 늘리고 전력 도매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맞이할 것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교훈이 중요하다:
도표 3. 대안 없는 태양광 발전강화시 미래
한국 역시 주말 산업 전기 수요가 적고 태양광 발전량이 최고점에 달하는 시기에 SMP가 10원/kWh 이하로 하락하는 사례가 11시간 발생한 바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태양광 발전설비가 2038년 77.2GW까지 지속 증대되는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독일과 유사한 시장 상황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발전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다양한 간헐성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PwC 일본에서 도출한 교훈에 더하여 한국만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간헐성에 따른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 마련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