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기업 대응 좌담회
삼일회계법인에서는 5월 27, 28 양일간 정부 관계자 및 PwC 호주 전문가와 함께 기후변화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현재 국내는 물론 세계 많은 기업들에게 현안으로 다가온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과 PwC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아래와 같이 마련하였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ㆍ기업 대응 좌담회] 온실가스 감축 방안 기업리포트에 담아야

△ 참석자 :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ㆍ앤드루 피터슨 호주PwC 파트너ㆍ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7년의 대가뭄을 겪은 후에 호주 정부는 기후변화를 전담하는 '기후변화부(Department of Climate Change)'를 만들어 각종 경제정책에 관여하고 있다."
(앤드루 피터슨 호주PwC 기후변화서비스 부문 파트너)
"오는 2013년 한국이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포함되면 산업 부문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충격 완화 방안과 새로운 환경산업 발굴이 시급하다."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삼일회계법인과 삼일PwC컨설팅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기후변화 대응 세미나'가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서울 남대문로 삼일회계법인에서 열렸다.
세미나 직후 안경태 회장과 앤드루 피터슨 호주PwC 파트너,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만나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2012년 이후 기후변화 협약 가입이 불가피한 한국 현실상 당장 정부와 기업들이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안현실 논설위원=회계법인이 기후변화 세미나를 마련한 데 대해 궁금해 하는 분이 적지 않다. 기후변화 세미나를 개최한 계기가 무엇인가.
-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기후변화와 관련해 회계법인이 할 일이 많다. 유럽에선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 저감 노력을 애뉴얼 리포트나 별도 보고서로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리포트에 대한 검증을 회계법인이 많이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한 회계법인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도 2년 전부터 기후변화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그 분야에 대해 내부적 연구를 하며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 앤드루 피터슨 호주PwC 기후변화서비스 부문 파트너=기후변화는 G8 정상회담이나 유엔(UN)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 정치 리더들은 물론 셸이나 BP,포드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기후변화가 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에선 오리진에너지 AGL 웨스트팩은행 등과 같은 기업들이 탄소 감축이 요구되는 경제상황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 안 위원=현재까지 한국이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의무 감축을 피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상황인식이 부족하고 입장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후변화 관련 규제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을 때 한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 5~10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지금부터라도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PwC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 피터슨 파트너=PwC는 기후변화가 각종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 PwC가 전 세계에서 15만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으로서,PwC와 그 자회사들이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유럽부터 호주 동아시아 미국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측정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물론 고객사에 규제 당국이나 투자자들의 압력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 방법도 자문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미치는 회계 이슈와 금융 관련 사항,규제 법률 등을 이해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의 탄소배출량 저감 노력에 대해서도 제3자로서 독립적으로 신뢰성있는 검증을 하고 있다.
- 안 위원=그동안 호주가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었으나 최근 들어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 피터슨 파트너=최근 1년반 동안 호주에서 세 가지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가 교토의정서 등을 비준하지 않은 데 대해 호주 국민들이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늦다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때마침 길고 심각한 가뭄도 발생했다. 그래서 기후변화에 정부와 기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국민적 우려가 커져갔다.
두 번째로 기업들이 탄소 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리진에너지 등 호주 주요 기업들이 탄소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셋째 정부도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의뢰하는 등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국가 목표를 정하고 탄소 배출 가격 측정을 실시하기로 한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정부 정책이 크게 변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선 물 부족과 기후변화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 안 회장=환경문제를 국민들이 많이 인식하고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기업은 사업하는 데 환경문제가 당장 영향을 미치니 중시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환경변화 이슈에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 존립이 어렵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다 보니 비즈니스 기회도 발견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빨리 나선 기업은 이미 사업화에 성공했다.
- 피터슨 파트너=호주에서 얻은 교훈은 기후변화에 대해 아무 대응도 안하는 것은 결코 최선의 대응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이나 정부,기업 모두 마찬가지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정부 정책을 분명하게 일관성있게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각 산업별로 탄소가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계속 소통하고 접촉해야 한다.
- 안 위원=일본의 경우 한국 중국 아시아 호주를 포함하는 아시아경제환경공동체를 구상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20년 안에 아ㆍ태 지역 기후변화 관련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전망이다. 일본은 이를 일본 경제가 다시 고도성장할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최고 수준 에너지 전략 기술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협력을 유도하면서 시장을 일본 기업이 만들자는 것으로 내용 대부분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 정부 차원의 입장이 불확실하다. 그만큼 기업 대응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 안 회장=호주처럼 한국 정부도 결단력 있고 명확한 기후 관련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한국이 2013년 탄소배출 규제 대상국에 지정된다면 산업에 엄청난 영향이 미칠 것이다. 미리부터 액션플랜을 선언해 국민과 기업에 따라오라고 해야 한다. '환경파괴 기업 제품을 쓰지 말자'는 선진국 소비자 운동에 우리 기업이 휘말릴 경우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 안 위원=호주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말해 달라.
- 피터슨 파트너=호주 정부 내에 '기후변화부'라는 기후변화 전담부서를 만든 것을 꼽을 수 있다. 기후변화부 장관은 총리에게 직보하고 각종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정리=김동욱기자 kimdw@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08년 6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