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성공, 회계정보 신뢰에 달렸다

"코넥스 기업 회계리스크 줄이려면

상장 이전의 '적정'의견 전용 막고

재감사한 뒤 보고서 쓰게 해야"

새 정부가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의 출범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넥스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재무적 진입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상장 시 외부감사인을 지정하지 않으며, 회계기준도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적용을 의무화하지 않는 등 상장요건을 완화했다. 또 그에 따른 투자 위험성 때문에 전문 투자자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상장 지원 역할을 하는 지정자문인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 시에는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외부감사인 지정을 신청해 지정된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상장예정 회사들의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로서, 투자자 보호에 그 기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코넥스의 모델이 된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대체투자시장(AIM)의 경우도 정규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동일한 회계투명성 요건을 상장기업에 요구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

코넥스의 취지가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하라는 것이지, 관련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정보의 신뢰성 위험도 투자자가 부담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계투명성 유지는 코넥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이런 가운데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유일한 조치는 외부감사인의 확인서다. 그러나 감사인들은 감사대상 회사가 코넥스 시장에 상장할 것을 모르고 비상장 중소기업에 알맞은 감사 절차를 적용해 감사의견을 발행했으므로 투자자들의 손실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확인서 요구에 황망하고 난감해 한다.

현 제도 아래에서는 외부감사인들이 감사대상 회사가 코넥스에 상장할 것이란 사실을 모르고 비상장회사에 적용하는 감사 절차를 적용할 위험이 있다. 회계감사는 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정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표본을 추출해 검토하고 전체의 적정성에 대해 판단하며 표본의 개수는 감사인이 설정한 중요성에 통계이론을 적용해 결정된다. 감사인이 엄격한 감사를 위해 중요성 기준을 두 배로 강화하면 표본의 개수는 대충 두 배가 되고 이렇게 되면 감사 시간이 증가하고 감사 결과의 정확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감사인들은 실무상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 간에 감사 절차의 깊이와 범위, 수집하는 감사 증거의 종류가 다르며 중요성 금액에 대해서도 대략 두 배 정도 차이를 둔다. 금융감독원에서 감사보고서를 감리하고 문제점이 발생하면 처벌할 때 사용하는 기준상으로도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는 약 두 배 정도 차이가 있다. 즉, 동일한 정도의 회계오류가 있을 경우 상장회사는 비상장회사보다 두 배 정도 무겁게 처벌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상장회사에 적용하는 회계감사기준은 상장사 감독기관(PCAOB) 기준으로 비상장회사에 적용하는 미국공인회계사협회(AICPA) 기준과 다르게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감사기준이 제도상 오직 하나뿐인 한국에서는 기왕의 적정의견을 제한 없이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코넥스 상장예정회사와 추가적 감사절차를 수행한 후에야 확인서를 써 주겠다는 감사인 간에 충돌이 예상된다.

때문에 감사인 지정제도를 도입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감사인이 상장회사에 적용하는 확장된 감사 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코넥스 상장을 예정하고 있는 기업은 그 사실을 사전에 감사인에게 공지토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 비상장사로서 일반감사를 수감한 이후에 회사가 계획에 없던 코넥스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라면, 감사인이 상장 예정 회사에 적용하는 추가 감사 절차를 수행하고, 필요하면 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하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코넥스 참여자의 회계정보 신뢰성 위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코넥스가 향후 제자리를 잡아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한국경제 2013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