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개인기부 늘리려면 투명성 확보가 최우선"

다문화 어린이 등 초청 송년음악회 여는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2008년 공익법인 삼일미래재단 설립…전직원 월정 기부금으로 29억 마련

"탈북·다문화 청소년들은 미래자산…포용하지 못하면 국가적 손실"


만 6세에 초등학교 6학년으로 입학해 3개월 만에 졸업했던 천재 소년 송유근 군(15).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에서 항공우주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송군이 12일 서울 한강로2가 LS용산타워에서 열리는 음악회 사회자로 나선다. 삼일회계법인이 그동안 후원해온 영재 청소년, 어린이 화상환자,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송년음악회에서다.

송군처럼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영재 청소년들에게 매달 50만~100만원을 후원하고, 최근엔 3900여명 전 직원 월정 기부금제를 도입한 삼일회계법인. 법인 회장이자 공익재단인 삼일미래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안경태 회장(58·사진)을 최근 서울 LS용산타워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삼일미래재단에 대해 물었다. “2004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감사를 맡으면서 기부문화가 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만 해도 기업들이 연말에 일정액의 성금을 내는 정도였거든요. 삼일회계법인도 직원들의 성금에 회사가 그 금액만큼을 더해 연간 1억원씩 기부해왔는데, 좀 더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가기 위해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2008년 설립된 삼일미래재단은 국내 회계법인이 세운 첫 공익재단이다. 대부분 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29억여원의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단 연차보고서에 기록된 기부자 명단엔 직원 이외에 외부 인사 300여명도 올라있다. 그중 안 회장은 누적기부금이 5000만원을 넘는 ‘골드클래스’다.

기부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려줬다. “기업 기부도 중요하지만, 기부 문화가 활성화되려면 개인 참여가 늘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부금 사용 내역이 반드시 공개돼야 합니다. 삼일이 공익재단을 만들고 음악회를 여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마침 유근군이 자청해 사회를 보겠다고 하니 기특하고 고맙죠.”

한국경제신문과 함께하는 ‘1사1병영’ 캠페인과 관련해서는 공인회계사들에게 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13공수여단과 결연을 맺었어요. 처음엔 고생하는 군인들 도와주는 일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도움을 받은 것은 우리 회계사들이었어요. 9월에 5년차 매니저 200명이 병영체험을 다녀왔는데 반응이 대단했어요. 처음엔 시큰둥했던 회계사들이 ‘진짜 프로정신을 배웠다’며 계속하자고 하더군요.”

안 회장은 최근 ‘컬처 리더’라는 특이한 직책의 인사발령을 냈다. 공공기관 경영컨설팅팀을 이끌고 있는 김재식 전무를 겸직으로 그 자리에 앉혔다. “삼일만의 기업문화, 기부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안 회장은 설명했다.

최근 탈북자 가정 아이들의 대안학교인 삼흥학교(서울 구로동) 후원을 시작한 안 회장. 우리 사회의 대표적 취약계층인 탈북자·다문화 가정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그의 표정은 자못 심각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미래 대한민국의 분명한 한 축이 될 겁니다. 그런 미래자산을 외면한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들을 공동체 일원으로 포용하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은 물론 우리 아이들에게도 죄를 짓는 것입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한국경제 2012년 12월 12일